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자전거를 타던 초등학생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13)은 지난 2월 13일 오후 10시께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접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3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변경하던 중 운전자 B씨(73)가 몰던 25인승 미니버스 승합차 정면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국과수 감정의뢰를 통해 가해 승합차가 제한속도 30㎞를 넘긴 시속 40㎞대로 주행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4년 526건에서 작년 927건으로 76.2% 급증했다. 사고 사망자는 1명으로 같았지만, 부상자는 556명에서 1천13명으로 늘었다. 사고 유형은 '안전운전 불이행'이 가장 많았다.
스쿨존은 어린이를 보호하는 구역이다. 스쿨존은 초등학교와 유치원 주 출입문에서 반경 300m 이내의 주 통학로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를 말한다. 이런 스쿨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스쿨존 내에서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지 6년이 지났다.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에서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한다. 2019년 9월 충남 아산시의 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군(당시 9세) 사고 이후 발의돼 2020년 3월부터 시행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통경찰관의 지속적인 단속(enforcement), 교통안전 시설 및 인프라 구축(engineering), 시민홍보 및 계몽(education)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들이 주로 다니는 스쿨존에서의 속도 준수 및 안전주의 의무는 필수적이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국가에서는 운전자들이 스쿨존에서 속도를 위반하면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한다. 호주의 경우, 최대 35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스쿨존에서는 도로를 좁고 구불거리게 해서 자동차가 원천적으로 속도를 줄이도록 도로를 설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제한 속도가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무의식적인 과속을 유발하고 있다. 가변형 속도제한은 등하교 시간대에는 시속 30km로 엄격히 제한하고, 통행량이 적은 심야 시간대에는 시속 40~50km로 상향 운영하는 제도다.
최근 5년간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보행 사상자 통계를 보면 2020년에 사망 3건, 부상 321건이었고, 이후로도 사망은 연평균 2~3명, 부상은 367, 386, 361, 369건 등으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간대별로 보면, 등교 시간인 오전 8시 전후, 그리고 하교 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6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12시~2시에는 264건, 2시~4시에는 467건, 4시~6시에는 491건 순이다. 또한 저녁 10시 이후에도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새벽 시간대에도 소수지만 부상 사례가 있다. 연령별로는 저학년에 사고가 집중되며, 사고 가해 차량의 약 70%가 승용차였다. 행동 유형별로는 횡단 중 보행, 특히 횡단보도 내에서의 사고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통계를 분석해 보면 사고는 주간에 집중되지만, 심야 시간에도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저녁 시간대 규제도 효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속 30km 이하로 충돌 시, 보행자의 생존 확률이 90% 이상이다. 그리고 스쿨존에서의 속도 제한 구간도 전체 도로가 아니라 약 300m 정도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300m의 거리를 시속 30km와 50km로 통과했을 때 시간 차이는 단지 몇 초에 불과하다. 이게 과연 얼마나 큰 불편인지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문화’가 있고, 운전 시에도 속도를 내는 습관이 적지 않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심야나 새벽 시간에는 어린이 통행이 적더라도, 이런 예외가 잘못된 운전 인식으로 이어져 안전 의식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노란색 어린이보호구역 = 무조건 30km”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정착될 때까지는 스쿨존 속도 탄력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 오히려 이런 관심과 예산을 스쿨존의 안전시설 확충에 투자해야 한다.
스쿨존은 불편함이 아니라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지역사회와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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