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에서 단연 최고의 성군은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이다. 이들은 조선의 부흥과 최대의 르네상스를 이룬 대왕들이다. 세종은 한글(훈민정음) 창제, 과학기기의 연구, 음악의 진흥, 육진 개척 등 조선 초기의 혁신적인 군주였다. 정조는 규장각 설치, 수원화성 축성, 실학의 실천 등 조선 최대의 문예 부흥기를 이룬 업적을 남겼다.
세종과 정조는 학자 군주라는 명성답게 학문에 뛰어났으며, 조선 최고의 인재들을 발탁하여 국정을 운영하였다. 집현전이나 규장각과 같은 도서관을 설치하여 도서 수집과 학문 연구에도 만전을 기한 점 역시 두 대왕의 공통점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세종과 정조의 가장 큰 공통점을 말한다면, 두 임금 모두 학문과 책읽기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 했다. 한 번 읽은 책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읽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아파서 병석에 누워있을 때도 책을 놓지 않아 아버지 태종이 걱정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세종은 같은 글을 100번씩 읽었다고 전해지며, 어떤 책은 1,100번을 읽었다고도 한다. 세종의 제왕학 교과서인 ‘대학연의’는 신하들과 같이 읽었는데, 5개월 만에 그 책을 완독했고, 그 후 100일 만에 다시 강독을 하였으며, 그로부터 7년 후에 3차 강독에 들어갔다고 할 정도로 독서량이 많았다. 세종은 학문이 탁월했는데도 매일 같이 경연에 나가 신하들과 경전 등을 강론하고 현안을 논의했다. 세종은 독서들 통해 얻은 지혜를 조선의 정치와 행정에 통치 철학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세종의 학구열은 자연스럽게 학문을 흡수했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훈민정음 창제, 농업 기술 발전, 과학 기술 혁신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치적을 남겼다.
반면에 정조대왕은 어린 시절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성장했다. 이러한 유년 시절의 환경은 정조로 하여금 생존을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자신을 단련하게 만들었다. 정조는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완벽하게 암기하고 체득하는 데 주력했다. 심지어 신하들과의 대화에서 책의 내용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인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조는 중국 춘주 시대의 경서인 육경에 나타난 공자의 가르침을 학문의 기본으로 삼았다. 이렇게 학문의 근원을 육경에 두었으나 마지막으로는 주자설을 집대성하여 당시 육경을 중시하는 남인 학풍과 주자설을 강조하는 노론 학풍을 모두 존중함으로써 남인과 노론의 신하들을 국왕 지지 세력으로 규합하려는 통합의 통치술도 발휘하였다.
하지만 세종과 정조는 리더십 측면에서는 차이점이 나타난다. 세종은 ‘뒤에서 미는’ 방식의 리더십이고, 정조는 ‘앞에서 끄는’ 방식의 리더십의 소유자였다. 즉 세종은 신하들에게 충분한 찬반 토론을 거쳐 정책의 장단점을 도출한 후, 그 일을 주관할 담당자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반면에, 정조는 국정 목표를 설정해 놓고 신하들에게 그 길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거나 명령하는 방식을 취했다.
세종과 정조는 말투와 성격도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정조의 말 첫머리에는 “그렇지 않다” “절대 그렇지 않다” “경들이 하는 일이 한탄스럽다”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반면에 세종은 “일단 긍정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스타일”이다. 예컨대 “네 말이 아름답다” “경들이 말을 합하여 간하니, 내가 매우 아름답게 여긴다”고 말한 뒤 “그러나 말을 따를 수는 없다”고 하는 방식이다.
세종과 정조는 인간(人)을 중심 가치로 놓고 국정을 운영했다.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의 리더십은 오늘날에도 진정한 교훈의 메시지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은 조선 최고의 혁신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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