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프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필수
- 규제의 빗장을 풀고 미래로...

최근 글로벌 바이오·소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식물 중 하나는 단연 ‘햄프(Hemp)’다. 대마의 일종이지만 환각 성분(THC) 함량이 0.3% 미만으로 극히 낮아 중독 우려가 없는 산업용 대마를 뜻한다. 햄프는 유용 성분인 CBD(칸나비디올)를 활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부터 친환경 섬유, 플라스틱 대체재,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활용도를 자랑하며 이른바 ‘그린 러시(Green Rush)’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는 여전히 70년대에 멈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잣대로 햄프를 옥죄고 있다. 환각 성분이 가득한 마리화나와 산업용 햄프를 동일한 '마약'의 프레임에 묶어둔 탓에, 국내 기업들은 싹을 틔우기도 전에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안동 등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어 연구의 물꼬는 텄지만, 특구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시한부 규제 완화’로는 글로벌 시장의 거대한 조류를 따라잡을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니다. 대마에 대한 낡은 인식을 깨고 햄프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워낼 「햄프산업 육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
특별법 제정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약’이 아닌 ‘소재’로서의 법적 지위 확립
특별법의 최우선 과제는 햄프의 개념을 마약류관리법에서 분리해 내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18년 농업법(Farm Bill)을 통해 햄프를 마약류에서 제외하며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았고, 유럽과 UN 역시 규제 수준을 낮추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THC 함량을 기준으로 햄프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이를 '통제 대상 마약'이 아닌 '미래형 바이오 소재'로 재규정해야 한다. 법적 지위가 명확해질 때 비로소 민간의 대규모 투자가 시작될 수 있다.
둘째, 전후방 산업 생태계 구축과 규제 샌드박스의 상용화
현재 국내 햄프 연구는 칸막이 행정과 촘촘한 규제 탓에 연구실 문턱을 넘기 힘들다. 특별법은 농가의 안정적인 스마트팜 재배부터 원료의약품(API) 추출, 완제품 생산 및 유통에 이르는 전주기 밸류체인을 지원하는 근거가 되어야 한다. 특히 K-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기존 산업과 햄프 소재가 융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면, 햄프는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제조업의 혁신을 동시에 이끌어낼 동력이 될 것이다.
셋째, 첨단 기술을 통한 안전관리의 스마트화
규제 완화가 '관리의 공백'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특별법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촘촘한 관리 체계가 동반되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전 주기 이력 추적 시스템, AI 기반의 재배 통제 시스템 등을 제도화한다면 유출이나 오남용 우려를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 '철저한 추적과 투명한 관리'를 전제로 한 제도적 보장이야말로 산업 육성의 가장 단단한 발판이 된다.
"규제에 묶여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외면할 것인가"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자가 표준을 만든다. 글로벌 햄프시장은 매년 수십 퍼센트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가 프레임에 갇혀 주저하는 사이, 국산 바이오·소재 산업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뿐이다.
이제는 '단속과 처벌' 위주의 규제 행정에서 '육성과 지원'의 산업 행정으로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 국회와 정부가 하루빨리 「햄프 산업 육성 특별법」 제정에 나서 대한민국 미래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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