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엽수 1/100 줄고 활엽수림 급증… 화재·산사태 저항력 강화
- 자연복원 76% 활발… NDVI 지수, 평년 작물의 70% 수준 회복
- 학계·환경단체 “인위적 개입보다 자연 회복력 맡기는 복구 체계 필요”
지난해 3월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의성 고운사 사찰림이 인공 조림 없이 ‘자연복원’만으로 1년 만에 산불과 산사태에 강한 건강한 숲으로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5개 단체 연대체와 이규송 강원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UN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을 맞아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결과 보고서(식생편) : 되살아나는 보호지역」을 발표했다.
2009년 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고운사 사찰림은 지난해 산불로 전체의 97%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주지스님의 뜻에 따라 인위적 복구 대신 자연복원을 택했으며, 이번 보고서는 사찰림을 포함한 고운사 유역 전체(401.29ha)를 종합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의 76.6%에서 자연복원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질소를 고정하는 참싸리가 선구종으로 가장 먼저 자리 잡으면서 굴참나무와 신갈나무 등 큰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인공위성으로 분석한 정규화 식생 지수(NDVI)는 산불 직후 0.14에서 최근 0.516까지 상승해 평년(약 0.74)의 70%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자연복원된 숲은 산불과 산사태 저항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전 고운사 숲의 61.9%는 불에 취약한 소나무림이었으나, 1년이 지난 현재 소나무림 비중은 0.58%로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 자리를 불에 잘 타지 않는 굴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87%가량 채우며 내화수림으로 체질이 바뀌었다.
산사태 위험도 극적으로 감소했다. 국내 산림 토양 침식 모델(SEMMA)을 통해 시간당 210mm의 극한 호우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토양 침식 위험 구간은 산불 직후 51.1%에서 10.8%로 4.7배 줄어든 반면, 안전 구간은 7.9%에서 60.6%로 7.6배 늘었다.
연구를 이끈 이규송 강원대 교수는 “산불 직후 진단을 통해 자연복원 가능성이 확인된 지역이라면 인위적 개입보다 자연의 회복력에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데이터가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영 그린피스 캠페이너 역시 “해외 많은 연구도 자연복원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며 “이는 UN 생물다양성 협약이 강조해 온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는 핵심 사례”라고 강조했다.
연대체는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보호지역 내 보전 원칙 최우선 적용 △인공조림 관행에서 벗어난 ‘진단 기반 복구 체계’ 도입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산림 정책 수립 등 세 가지 정책 대안을 제안했다. 이들은 오는 8월 식생, 동물, 음향, 곤충 분야를 통합한 종합 결과 보고서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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