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 피해 산림은 생태 복원 대상… 재난을 개발 명분 삼지 말라”
- ‘난개발 통로’ 특별법 개정 및 피해주민 실질 지원 촉구
지난해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 지역에 대규모 골프장 건설 계획이 추진되자, 지역 시민사회와 피해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동환경운동연합과 안동지역 산불 피해 주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4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풍산그룹 류진 회장(한국경제인협회장)의 산불 피해지 내 골프장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류진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한경협 관련 회의에서 고향인 안동에 세계적 수준의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안동시와 산불 피해 지역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그 명분으로 ‘안동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산불 피해 복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동환경연합과 대책위는 류 회장의 고향 발전 취지는 존중하지만, 산불 피해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는 방식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2025년 초대형 산불로 28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4천500여 채의 주택이 소실됐으며, 9만 9천 헥타르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라며 “피해 주민들은 지금도 삶의 터전을 회복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와 국회가 제정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정작 피해 주민을 위한 실질적 지원은 부족한 반면, 산불 피해 산지를 개발할 수 있는 특례를 담고 있어 난개발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기업의 골프장 건설 계획 역시 이러한 개발 중심의 잘못된 정책이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골프장 추진을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산불 피해지가 ‘개발’이 아닌 ‘생태 복원’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숲은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적인 탄소흡수원이므로 자연 회복력을 살려 복원하는 것이 원칙이며, 여기에 대규모 골프장을 짓는 것은 또 다른 환경 훼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둘째는 골프장 건설의 경제 효과에 대한 의문이다. 운영 수익의 대부분이 사업자에게 귀속되는 골프장 사업은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겪는 안동에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안동시가 이미 임하면 일대 산불 피해지에 7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기업의 일반 골프장까지 들어서는 것은 재난 지역을 온통 개발 공간으로만 바라보는 행태라며 안동시의 정책 전환도 함께 요구했다.
안동환경연합과 대책위는 류진 회장에게 골프장 계획을 철회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투자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도 특별법의 개발 특례를 폐지하고 피해 주민 지원과 생태 복원 원칙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산불이 남긴 상처를 개발로 덮을 수는 없다”라며 “진정한 복구는 숲을 되살리고 주민의 삶을 회복해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자연을 돌려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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