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흔히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첨단 AI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정보 접근이 빠르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는 데 익숙한 세대다. 무엇보다 이들은 공정과 책임의 가치를 중시하며,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중요하게 여긴다.
최근 우리는 이러한 특성을 여러 장면에서 확인해 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같이 참정권이 침해되는 상황에서 부당한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낸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대한 책임 의식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권리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려는 참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세대가 이제 경찰 조직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MZ세대 경찰’이다. 필자의 제자들 중 대다수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규정과 지시의 취지를 이해하려 하고, 공과 사의 경계를 분명히 한다. 동시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변화된 치안 환경에 빠르게 대응한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오늘의 젊은 MZ세대 경찰관은 결코 가벼운 과정 속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높은 경쟁률을 뚫는 것은 출발에 불과하다. 운전면허 취득,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영어시험 통과, 무술 단증 취득 등 기본 요건을 갖춘 뒤 필기시험과 체력시험, 면접과 신원조사를 거쳐야 한다. 그 이후에도 약 8개월간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합숙 교육훈련을 받으며, 다시 1년의 시보임용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한 명의 경찰관으로 완성된다.
충주 중앙경찰학교 입구에는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너희를 믿노라”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그 긴 과정을 통과한 이들에게 부여되는 사회적 신뢰와 책임의 무게를 상징한다. 이들은 그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현장으로 나아간다. 믿음직한 경찰, 시민에게 다가가는 경찰이 되겠다는 다짐 역시 그 과정 속에서 단단해진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MZ세대 경찰의 특성을 두고 조직 적응이나 기강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놓친 시선이다. 법 집행의 핵심은 권위가 아니라 정당성에 있다. 법과 원칙을 스스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경찰은 국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한다. 법질서는 강제력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정당성에 대한 공감 속에서 지속된다.
최근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선글라스나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역시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영상 매체를 통해 현장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 경찰관 개인의 안전과 인권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규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노력은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다. 공권력의 행사와 개인의 권리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필자는 대학에서 예비 경찰관을 가르치고 있다. 강의실에서 만나는 대학생들은 ‘어떤 경찰이 되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들의 태도에는 책임과 사명감이 함께 담겨 있으며, 국민 앞에 서는 직업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변화는 때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경찰은 결국 국민의 ‘신뢰’ 속에서 성장한다. 엄격한 과정을 통과하고, 스스로의 기준과 책임을 내면화한 MZ세대 경찰은 우리 사회의 법질서를 더욱 성숙하게 이끌어갈 것이다.
그들의 소신과 책임 있는 실천이 현장에서 흔들림 없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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