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원경제지』·『동의보감』 속 양생법부터 가족 사랑 깃든 전통 보양식까지 조명
- 인간 중심 벗어나 기후 위기 시대 ‘생명 공존’의 가치 되새기는 다채로운 인문학 담론
7월에 접어들며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대서(大暑)’를 맞아, 무더위 속에서 몸과 마음을 돌보던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조명하는 웹진이 발간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큰 더위[大暑], 내 몸을 지키는 방법’을 주제로 인문 감성 웹진 『담談』 통권 149호(2026년 7월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는 한 해 중 가장 무더운 시기이자 폭염과 장마로 일상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대서 무렵, 맹렬한 더위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고 마음의 평온을 지켜낸 선조들의 ‘보양(保養)’ 지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김호 교수는 기고문 〈여름의 맹위(猛威)로부터 몸을 지키는 일〉을 통해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와 허준의 『동의보감』, 노수신의 양생론 등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건강 관리법을 소개했다. 양생론에 따르면 건강한 삶의 핵심은 몸과 마음의 균형에 있다. 선조들은 배부르기 전에 수저를 놓고,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으며, 계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절식(節食)’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특히 질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태도를 중시했다. 한여름에 오히려 따뜻한 탕과 국수를 즐겼던 이유 역시 몸속의 냉기를 다스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이열치열의 지혜였으며, 결국 양생의 본질은 절제와 균형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종숙 요리연구가는 〈할머니의 마지막 한 그릇, 그 여름의 내장탕〉을 통해 전통 음식문화에 담긴 가족의 기억을 복원했다. 대서 무렵 집안의 크고 작은 모임마다 빠지지 않았던 여름철 대표 보양식 ‘거리국(소의 양, 천엽, 곱창 등을 푹 삶아 만든 내장탕)’을 소개하며, 한여름 뜨거운 화덕 앞에서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 땀 흘리던 할머니의 모습을 회상했다. 이는 음식을 단순한 영양 섭취의 수단을 넘어, 건강을 도모하고 서로의 정을 나누는 매개체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번 호는 음식을 매개로 한 권력과 정의, 나아가 생명 공존의 문제까지 담론의 영역을 넓혔다. 이수진 평론가는 〈먹느냐 먹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에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및 고전 『춘향전』 속 만찬 장면을 통해 음식을 둘러싼 탐욕과 복수, 그리고 부당한 권력을 심판하는 정의의 의미를 짚었다.
또한 박혜민 한국국학진흥원 전임연구원은 〈벌레를 생각하는 복날〉에서 인간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여름이라는 계절을 재해석했다. 인간에게는 생존의 기술이 필요한 고된 계절이지만, 벌레들에게는 번식과 성장의 절정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성일, 이규보 등 옛 문인들이 모기와 파리를 단순한 해충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았다는 점을 짚으며, 기후 위기 시대에 다른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가치를 제안했다.
이 외에도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복날의 의미와 생명 존중을 풀어낸 이문영 작가의 소설 〈백이와 목금-복날의 복수〉, 소나기를 피해 머문 자리에서 피어난 인연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전하는 서은경 작가의 만화 〈독(獨)선생전 25화-여름을 나는 마음〉 등 다채로운 연재물이 함께 실렸다.
전통의 지혜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다스리는 방법을 담은 웹진 『담談』 7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누리집(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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