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국학진흥원, 부처님 오신 날 맞아 능화판 속 상징성 조명
- 실용·미감 결합한 조선시대 장정문화…고서 문양 70% 이상이 ‘만자문’
- 억불의 시대에도 이어진 길상과 장엄의 상징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선시대 책 표지에 새겨진 ‘卍(만)’ 문양의 의미와 전통 책문화 속 불교적 상징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능화판 가운데 ‘卍자문’이 지닌 상징성과 조선시대 장정문화의 특징을 소개하며, 전통 기록문화 속에 남아 있는 불교적 흔적을 조명했다고 밝혔다.
능화판은 책 표지에 문양을 찍어내기 위해 사용한 목판이다. 조선시대 전적 장정문화에서 실용성과 심미성을 함께 보여주는 대표적 도구로 꼽힌다. 능화판으로 찍어낸 표지는 단순 장식이 아니라 습기와 충해를 막는 기능도 맡았다.
문헌 기록에 따르면 능화표지 제작에는 황염 처리한 종이와 배접지, 교말, 밀랍, 능화판 등이 사용됐다. 특히 밀랍은 문양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광택과 방습 효과를 더했다. 황벽과 치자 등 천연 염료는 방충·항균 기능까지 갖춰 책 보존성을 높였다.
능화표지 문양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된 것은 ‘卍자문’이었다. 조선 초기에는 연보상화문과 연화문, 귀갑문이 주로 쓰였지만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卍자문 사용이 급격히 늘었고, 조선 말기에는 대부분의 표지 문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서 1천200여 권의 능화표지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卍자문은 전체 문양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역천견록』과 동의보감 등 다양한 전적 표지에서도 반복 배열된 만자문이 확인된다. 불서뿐 아니라 의서와 유서, 근대 전적까지 폭넓게 활용됐다는 의미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능화표지의 전통이 고려시대 사경과 불전 장식문화에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본래 ‘卍’은 산스크리트어 ‘스바스티카(svastika)’에서 유래한 상징으로, 불교에서는 길상과 부처의 경지를 뜻하는 문양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조선이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지만 생활문화와 공예, 책 장정문화 속에서는 불교적 요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히려 卍자문은 시간이 흐르며 종교적 의미를 넘어 길상성과 장엄성을 상징하는 장식 문양으로 자리 잡았고, 반복 배열이 쉬운 기하학적 특징 덕분에 책 표지 문양으로 꾸준히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능화판 문양은 단순 장식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과 미감, 책을 대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며 “卍자문 능화판은 조선시대 책문화의 깊이와 품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이육사문학관, 시의 울림으로 물들다… ‘상주작가 낭독회’ 두 번째 무대 연다
안동시 이육사문학관이 오는 8일 오후 2시 문학관 내 광야홀에서 ‘2026 상주작가 낭독회 두 번째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번 낭독회에는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천수호, 이원석, 변윤제 시인이 참여한다. 시인들은 자신의 대표 작품을 직접 낭독하며, 작품에 담긴 창작 계기와 시적 구상 과정 등 그동... -
한여름 밤의 음악 축제…‘제3회 영주 서천 강변가요제’ 내달 2일 개막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음악 축제가 경북 영주에서 펼쳐진다. 영주시는 오는 8월 2일 오후 6시 30분, 영주시민운동장 특설무대에서 ‘2026년 제3회 영주 서천강변가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요제는 영주시의 대표 여름 축제인 '2026 영주 시원나잇페스타'와 함께 열려, 시민과 관광객들... -
시대의 벽을 넘어선 사랑과 예술… 연극 ‘사의찬미’ 안동을 찾는다
1920년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며 사랑과 예술의 기로에서 고뇌했던 두 청춘의 실제 이야기가 안동 무대에 오른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2026 대표공연 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작인 연극 ‘사의찬미’를 오는 8월 21일 오후 7시 30분 웅부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역 관객에게 작품성... -
빛바랜 사진 한 장에 깃든 100년의 기억… 예천의 옛 풍경을 품다
최우수 수상작 무이리 창암정 앞에서 빛바랜 흑백 사진 속에는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한 지역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숨 쉬고 있다. 예천박물관이 지역의 잊혀가는 기억과 기록을 보존하기 위해 개최한 ‘2026 예천 지역 옛 사진 공모전’의 결실을 보았다. 예천박물관은 2... -
1926년의 함성, 생성형 AI와 청소년 숏폼으로 재탄생한다
1926년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서 민족의 독립 의지를 타오르게 했던 6·10만세운동이 100년의 시간을 넘어 첨단 디지털 콘텐츠로 다시 태어난다. 경상북도는 6·10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현대적 영상 콘텐츠로 계승하고 역사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6·10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콘텐츠 ... -
건반 위에 핀 ‘평화의 선율’… 안동서 만나는 우크라이나의 음악
안동의 호젓한 여름밤이 클래식과 우크라이나의 깊은 영혼을 담은 피아노 선율로 물든다. 안동시 소천권태호음악관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음악관 콘서트홀에서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자인 타라스 필렌코(Taras Filenko)의 월드 콘서트 투어 안동 공연을 연다. 이번 무대는 세계를 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