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난수 『성재일기』로 본 배움과 돌봄의 일상
- 책·과거·스승…집 밖까지 이어진 교육 네트워크
- 필사와 동행으로 이어진 아버지의 구체적 역할
조선시대에도 아버지가 자녀 교육과 돌봄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이 생활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어린이날을 맞아 조선 중기 문인 금난수의 『성재일기』를 바탕으로 당시 자녀 교육의 실제 모습을 공개했다.
『성재일기』에는 네 아들의 독서, 과거 준비, 스승을 찾아가는 과정이 날짜별로 담겨 있다. 기록에 따르면 자녀 교육은 단순히 집안에 머무르지 않고, 책을 빌리고 스승을 찾아 나서는 등 지역과 인맥을 아우르는 학문 네트워크 속에서 이뤄졌다.
1576년에는 셋째 아들이 이안도에게서 책을 빌려왔고, 같은 해 두 아들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이듬해에는 막내가 『논어』를 처음 읽기 시작했고, 둘째는 지방에 머물며 어른에게 학문을 물었다. 배움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버지의 역할도 구체적이었다. 1580년 금난수는 막내를 데리고 길을 떠났고, 이동 중 병을 앓는 상황에서도 학업을 이어가게 했다. 이후에는 하루 분량을 정해 책을 외우게 하며 학습을 지속시켰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필사다. 1585년 금난수는 아들이 읽을 책을 직접 베껴 쓰기 시작했다. 바쁜 공무와 집안일 속에서도 매일 필사를 이어갔고, 아들은 그 책으로 학습을 진행했다. 아버지가 학습 자료를 직접 마련하고 학습 속도까지 관리한 셈이다.
스승과의 연결도 중요한 교육 방식이었다. 1586년에는 아들을 외부 스승에게 보내 한 달 가까이 공부하게 했다. 이는 자녀 교육이 단순한 가정 훈육을 넘어, 적절한 배움의 환경과 인연을 마련하는 데까지 확장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성재일기』는 조선시대 자녀 교육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상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아이의 배움이 당시에도 중요한 사회적 가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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